박정현 비브리지 대표 "K-콘텐츠 해외 진출 핵심은 '더빙'...AI로 기회 열 것"
"해외 시청자들은 자막보다 더빙을 더 선호합니다. 국내 콘텐츠를 세계화하려면 유튜브 자막을 넘어, 감정까지 실어낼 수 있는 더빙 기술이 필요합니다."
박정현 비브리지 대표는 유튜브 콘텐츠 현지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핵심은 더빙이다.
그는 "놀랍게도 북미, 남미, 유럽, 동남아 등은 더빙을 더 선호한다"라며 "그 증거로, 넷플릭스 전체 시청 시간 40%는 더빙 콘텐츠로 이뤄져 있다"라고 말했다. 또 "자막은 직접 화면을 봐야 하지만, 더빙은 이동하면서도 음성으로 정보 습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는 정보성 콘텐츠 더빙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서는 기존 음성 기술을 넘어 감정까지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북미에 거주하는 한인 70%가 이용하는 OTT 플랫폼 ODK코리아와 협업,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AI)이 화자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대량의 학습 데이터셋이 필요하기 때문에, ODK코리아의 영상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다.
또 유튜브 해외 채널을 개설, 운영하며 관련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다. 물론, 조회수는 많지 않지만, 직접 해외 채널을 키워가며 노하우를 터득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하나 더 큰 차별점은 '양방향 현지화'다.
일반적인 통번역은 국내 콘텐츠를 해외에 내보내는 것에 집중하지만, 비브리지는 해외 콘텐츠를 국내에 가져오고 있다.
270만 구독자를 보유한 삼프로 티비를 예로 들었다. 국내 유튜브 채널인 삼프로 티비는 미국에도 별도 채널을 개설, 미국 현지 투자 전문가 인터뷰를 업로드하고 있다. 최근에는 여기에 한국어 더빙을 적용, 국내 구독자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서도 더빙 버전은 자막보다 3배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입소문이 퍼지며, 미국 투자자들이 먼저 출연 의사를 밝히는 경우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어 "두바이 슈퍼리치의 생활을 다루는 해외 유튜브 채널도 국내 진출을 위해 한국어 더빙 건을 협의 중"이라며 "현재는 전체 7개 채널과 더빙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그중 2개가 해외 채널"이라고 소개했다.
이렇게 노하우가 쌓이며 더빙 기술 연구와는 별개로, 외국에서 수요가 있을 만한 콘텐츠 전략을 추천하는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결국 해외에서 실제 수요를 일으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수동적인 콘텐츠 번역이나 더빙을 넘어, 공략하려는 플랫폼과 콘텐츠 자체를 이해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성공적인 콘텐츠 진출 사례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과 플랫폼, 콘텐츠에 대한 전략이 모두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브리지는 영상처리와 번역, 음성인식 등 기술을 활용, 2020년부터 '노트 필기’나 '동영상 요약' 등을 서비스해 왔다. 이어 지난해부터는 더빙 솔루션 개발로 본격 업그레이드했다.
이를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더빙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프로세스를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솔루션 운용을 위해 별도 전문가가 필요하지 않으며, 더빙 완성 시간도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빠른 더빙 제작 속도 덕분에 최근에는 주식 관련 콘텐츠도 제공 중이다. 국내에서 미국장을 아침에 살펴볼 수 있도록 더빙 영상을 준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비브리지의 목표는 국내 콘텐츠가 더 많은 해외 성공 기회를 잡도록 돕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현재는 같은 주제로 콘텐츠를 만들어도 영어권 크리에이터가 훨씬 많은 구독자를 보유할 수밖에 없다"라며 "이는 언어의 영향으로, 국내 콘텐츠의 품질이 떨어져서가 절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국내 콘텐츠를 영어로 더빙해 해외 채널에 업로드한다면, 미국인들도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특히 해외에서 주목받는 국내 콘텐츠가 먹방이나 뷰티, 노래 등 주로 비언어적인 콘텐츠라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AI는 결국 콘텐츠의 기회를 열어주는 기술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비브리지도 창업 초기부터 콘텐츠 소비를 쉽게 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으며, 다국어 더빙을 중요한 기술로 꼽았다고 설명이다.
"2분기 안으로 글로벌 진출에 성공한 국내 채널을 10개 정도 확보하는 게 목표”라며 “장기적으로는 '콘텐츠 현지화' 부문 국내 1등 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 AI타임스(https://www.aitimes.com)